'쿠오바디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3.16 그리스인이 돼라. 아니면 로마인이 돼라!
  2. 2014.01.29 영화 <쿠오바디스>와 네로 황제

 

소설 <쿠오바디스>에서 삼촌인 페트로니우스가 조카인 비니키우스에게 한 말 중엔 세계 만국인 중 유독 그리스인 아니면 로마인이 되어야 한다는 충고가 있다. 그는 연인 리기아에 의해 기독교에 감화된 로마의 청년장군 비니키우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네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것 같아 안됐구나. 그리스인이 될 수 없다면 로마인이 돼라. 소유하거나 즐기란 말이다. 우리들의 광기들엔 어떤 지각이 있는데 그들 안엔 우리 자신에 대한 생각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붉은수염(네로)을 경멸하는 것은 그가 그리스 광대로 살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로마인으로 살았다면, 나는 그가 미치게 된 것도 그의 옳은 행동이었다고 인정할 것이다."

 

위 구절에 보이는 그리스인에 대한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극중에 등장하는 그리스인은 대개 부정적이다. 의사이자 철학자이자 점술사 킬로가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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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사랑했던 네로는 시민들에게 그리스식 제전 "네로제"를 열어주고, 그리스의 경기대회에 참석 전차경기, 문학경연의 우승을 휩쓸었다.

 

 

 

네로 황제 시기를 다룬 유명한 소설에 <쿠오바디스>란 것이 있는데 이는 1905년 노벨상을 수상할 정도로 그때까지 명작이 되어있었고 후에 영화화되어서도 유명해 졌다. 여기서 주인공은 연인 리기아(Lygia)와 비키니우스(Vinicius)라는 두 가상 인물이며, 네로의 한 때는 친구요 말년에는 정적이 되어버린 후자의 삼촌 페트로니우스(Petronius)는 실존 인물이다. 실존 인물이라고 해봐야 그 다지 분명하게 알려진 것은 많지 않은 인물이고 단지 네로의 잔인함에 의연하게 죽음을 맞은 것으로 유명할 뿐이다.

 

여기선 영화와 소설을 역사에 비교해 보자.

 

우선 네로의 별명으로 페트로니우스가 잘 쓰는 "붉은 수염"은 실은 네로가 입양되기 전의 씨족의 성으로 그의 부계의 도미티우스 씨족에서 아헤노바르부스(Ahenobarbus) 가문명이 붉은 수염이란 말에서 유래된 것인데 로마의 쌍둥이 신인 카스토르(Castor)와 폴룩스(Pollux)가 그들의 선조의 수염을 검은 빛에서 밝은 황동 빛깔로 바꾸었다는데서 유래가 된 것이다. 페트로니우스는 무슨 뜻으로 이 말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네로를 이렇게 부르는 것은 그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훗날 반란을 일으킨 빈덱스(Vindex)가 네로를 이 이름으로 불렀다. 모계를 통해서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의 황제가문과 연결된 그는 황후가 된 어머니를 통해 입양 형식으로 자기 본래 성을 버리고 클라우디우스가에 입양된 것이기 때문이다.   

 

네로가 불을 질렀을 때 '불타는 트로이'에 관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것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다만, 네로의 방화혐의가 오늘날엔 널리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긴 하다. 원로원에 의해 국적(國敵)으로 단죄된 직후의 네로의 최후에 관해서는 역시 기록을 충실히 옮긴 편이다. 이 때 원로원은 그를 산채로 잡아오도록 백인대장을 파견하는데 고통과 치욕 속에 죽음임을 잘 아는 네로는 그 동안 갖은 추태를 부리다가 한 측근 해방노예 신분의 신하의 도움을 받아 칼로 자신의 목을 찌른다. 소설에서는 이 때 백인대장이 들어와 "나는 그대를 살린다는 선고를 가지러 왔었소"라고 말하자 네로가 "하지만 늦었다. 그게 충성스런 행동이란 말이냐"라 답하고 삶을 마치는 장면이 있다. 실제로는 백인대장은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 백인대장은 네로를 산 채로 잡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랬는지 최후를 맞는 네로를 위하는 척하는 모습이라도 마지막으로 보이려 그랬는지 상처에 외투를 대서 고통을 줄이려 했었다고 기록되었다. 허나 대체로 이는 신뢰성이 조금 떨어지는 수에토니우스라는 풍속사가에 의한 것이고 디오 카시우스의 경우에 의해서도 뒷받침되는 네로의 마지막 말은 "예술가의 최후란 이런 것인가"하는 정도다.

 

페트로니우스의 의연한 죽음의 장면도 타키투스가 칭찬한 그대로다. 다만, 그와 정사(情死)한 에우니케의 경우는 창작 인물이다. 기록에만 빠지고 실제로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러하다. 네로를 사랑하던 해방노예 악테가 향에 싸서 고이 묻어주었다는 기록도 없다. 그의 매장은 후임 황제 갈바의 측근에 의해 매장이 허용되었지만 도미티우스 가문의 묘지에서 였으며 그 곳에 악테와 함께 묻혔다고 한다.

 

 

 영화 속 페트로니우스와 에우니케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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