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이런 말을 한다. 로마제국의 황제의 칭호였던 카이사르가 러시아의 짜르나 독일제국의 카이저 등으로 남고 또 다른 칭호 황제를 의미하는 임페라토르에서 후의 황제라는 단어인 emperor란 단어가 유래하였다는 것이며, 여러나라가 로마의 독수리 깃발을 사용해 로마제국의 계승국임을 아직까지 자랑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제정 로마의 계승과 관련된다. 그러면, 공화정을 계승한 것은 없었을까. 제국의 상징이 황제 즉 카이저라면, 로마의 공화정을 상징하는 것은 브루투스가 왕정을 타파하고 가져온 집정관 즉 콘술(Consul) 직이다. 이 공화정 로마를 계승하려던 시기가 프랑스 혁명 중에 당연히 있었다. 로마제국의 집정관직이 부활되었던 것인데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통령정부의 통령이 원래 바로 이 집정관이었다.

 

1795년 테르미도르반동을 겪고 국민공회와 공안위원회가 이끄는 정체가 소위 총재정부(Directory)로 바뀌게 된다. 여기서 의회는 각기 그리스와 로마의 의회를 본 뜬 듯한 상원의 원로원(Conseil des Anciens 원로들의 의회)과  하원의 500인의회(Council of Five Hundred)로 바뀐다. 5명의 총재가 행정을 담당한 것이다.

 

그리고 1799년 이 총재정부는 나폴레옹의 쿠데타 이후 극적으로 집정관의 정부 즉 통령정부로 바뀌게 된다. 여기서 나폴레옹은 제1통령 즉 제1집정관이 되고 미래를 예견하듯 로마공화정적 칭호를 부활시켰다. 로마원로원 즉 세나투스(Senatus)와 호민관(tribune)이 의회로 부활되었다. 이에 의하면 세개의 입법기관 Sénat conservateur, Tribunat, the Corps législatif가 존재했다. 또한, 이들은 나폴레옹이 제정을 성립시켰을 때도 존속했는데 마치 로마제국하에서 원로원과 "공화국"이라는 이름뿐인 명칭이 존재했던 것과 같다. 다만 집정관 통령이라는 명칭은 없어진 채 황제로 바뀌었다. 황제가 나타난 이후에도 집정관이 여전히 뽑혔던 제정로마와는 역시 조금은 다른 일면이다.

 

아마도 이런 로마적 논리의 연장에서 황제인 나폴레옹이 '공화국'과 혁명정신을 유럽에 전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 확실한 것은 모르겠다. 이런 논리라면 나폴레옹의 제정 역시 동시에 형식적으로나마 "공화국"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DreamersFl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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