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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12 현대의 크립테이아

 

스파르타는 인근의 그리스 동족 국가들을 복속시켜 그 주민들을 헬로트(농노)화한 자유민 스파르타인과 그 외의 피지배계급이 전혀 다르게 국가에 의해 기획된 삶을 살아가는 신분제 국가였으며 그런 악명높은 계급신분제를 떠받치는 악명높은 비밀경찰 조직의 고대적 효시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스파르타의 크립테이아(Krypteia)로 플루타르크에 언급된다. 그들은 유능해 보이는 피지배인들에 대한 각종 테러 살인을 감행하고 이 과정을 훌륭하게 마친 자만이 스파르타 국가의 진정한 남자 자유민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과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류의 기획 프로그램의 소재였던 HID부대의 활동도 왠지 그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는 분단국가의 비극이다. 최근 남한 대통령의 "목을 따러" 왔던 북한남파부대원이었던 김신조 목사의 과거의 회고에서 현대의 "크립테이아"라 부를 만한 임무를 수행하는 부분을 찾아낸 것 같다. 그의 <나의 슬픈 역사를 말한다>에는 청화대공격을 위해 남파되기 전 훈련과정 중에 겼었던 비슷한 임무를 수행하는 부분이 있는데 흥미롭긴 한데 자세하지가 않아 고대의 임무와 얼마나 유사한지 가늠하긴 어렵다.

 

우리들은 대덕리 외딴 길목에 매복해 있다가, 길을 가던 허름한 차림의 사내 둘을 권총으로 위협하여 산 속 깊숙이 끌고 갔다. 수갑을 채워 우리 앞에 꿇어 앉힌 후, 몰래 녹음기를 틀어 놓았다.

"우리는 남반부 특공대다.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해라. 그렇지 않으면 알지?"

옆구리에 단도를 들이대면서 위협했다.

"당신들, 당원이지?"

"예."

"직책이 뭐야?"

"세포 위원장입네댜."

"무슨 일로 어디 갔다 오는 일이가?"

"군당에 강습 맏으러 갔다 옵네다."

"우리에게 협조하겠소?"

"......."

대답이 없었다.

조장이 소리쳤다.

"해치우시오."

그 때서야 늙어 보이는 자가 손을 비비며 말했다.

"살려주십시오. 목숨만 살려......"

젊은 놈도 옆구리를 단도로 지르려 하자, 악 소리를 지르며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Posted by DreamersFl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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